천문학에서의 행성상성운
기원
질량 11 M⊙ 이상의 무거운 별들은 수명이 다하면 초신성 폭발을 일으킨다. 행성상성운은 질량 0.8 M⊙ ~ 11 M⊙ 사이의 중간 질량 및 작은 질량 별들이 수명이 다했을 때 만들어진다. 행성상성운을 형성하는 원형별은 수명 기간 중 대부분을 온도 1천 5백만 K 가량의 중심핵에서 수소를 헬륨으로 전환시키는 핵융합 반응을 일으키면서 보낸다. 핵융합으로 만들어진 에너지는 핵에서 바깥으로 나가는 압력을 발생시키고, 이 압력이 별의 자체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안쪽으로 들어가는 압력을 상쇄시켜 균형을 이룬다. 중간 질량 및 작은 질량의 별들은 이렇게 균형을 이루면서 수천만 ~ 수십억 년 동안 주계열에 머무른다.
중심핵의 수소가 다 소진되면, 중력이 핵을 압박하여 핵의 온도가 1억 K까지 올라간다. 핵의 온도가 높아지면 상대적으로 차가운 별의 외피층이 팽창하여 별의 부피가 커지고 적색거성이 된다. 이 과정에서 별의 평균 표면 온도는 떨어지지만 표면적이 증가하기에 별의 광도가 급격히 증가한다. 항성진화에서 이렇게 광도가 증가하는 단계를 점근거성열(AGB)이라고 한다.
질량 3 M⊙을 초과하는 점근거성의 중심핵은 수축을 계속한다. 온도가 1억 K에 도달하면 헬륨이 핵융합하여 탄소 및 산소를 만들어내면서 별은 다시 에너지를 생성해낸다. 그리고 이 에너지를 통해 핵의 수축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헬륨 핵융합은 핵 내부에 탄소와 산소를 누적시키고, 탄소 및 산소층 위를 얇은 헬륨 껍질이 덮고, 그 위를 또 얇은 수소 껍질이 덮는다. 헬륨 껍질과 수소 껍질은 핵융합을 계속한다. 그러나 이 안정기는 약 2만 년 정도만 유지되며, 별의 전체 수명에서는 찰나와 같은 것이다.
별의 대기가 성간 공간으로 계속 누출되다가, 중심핵이 바깥으로 노출되고 노출된 핵의 표면 온도가 3만 K을 넘어서면 자외선 광자가 누출된 대기 외피층을 전리시키기 시작한다. 그리고 전리된 외피층이 알록달록 빛나게 되면 그것이 곧 행성상성운이다.
수명
성상성운 단계가 시작된다. 별의 외피층은 중심별로부터 바깥쪽으로 시속 수 킬로미터의 속도로 날려나간다. 중심별은 AGB 원형별의 잔해로, 전자 축퇴압으로 유지되는 탄소-산소 핵만이 남아 있다. 외피가 팽창하는 동안 중심별은 2단계에 걸쳐 진화하는데, 우선 수축이 계속되면서 온도가 올라가고 핵을 둘러싼 수소 껍질에서 핵융합이 일어난다. 그리고 수소 껍질이 다 타버리면 서서히 식어가기 시작한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핵융합 반응이 종료된다. 이는 중심핵의 질량이 모자라기 때문에 탄소와 산소 핵융합을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온도가 올라갈 수 없기 때문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 중심별은 일정한 광도를 유지하나, 동시에 온도는 계속 올라가서 최종적으로 10만 K 정도까지 올라간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별이 식어가기에 더 이상 자외선 복사를 내놓지 못하고, 주위의 기체를 전리시키지도 못한다. 중심별은 백색왜성이 되고, 더 이상 전리가 일어나지 않는 주위 기체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게 된다. 이렇게 되면 항성 진화에 있어 행성상성운 단계가 종료된 것으로 본다. 전형적인 행성상성운의 수명은 약 1만 년 정도이다.
행성상성운과 은하 진화
행성상성운은 은하 진화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초기의 우주는 거의 대부분이 수소와 헬륨으로만 이루어져 있었으나, 별들이 핵융합을 함으로써 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만들어냈다. 고로 행성상성운의 기체들은 많은 양의 탄소, 질소, 산소 등을 함유하고 있으며, 이 기체는 성간매질 속으로 팽창하여 성간매질과 하나가 된다. 이 과정에서 무거운 원소들의 양이 늘어나며, 수소와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들을 천문학자들은 "금속"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그 이후 성운에서 만들어진 새로운 세대의 별들은 이전 세대의 별보다 더 높은 초기 금속 함량을 가지게 된다. 이러한 금속 원소는 여전히 별의 전체 구성 물질 중에서는 적은 양만을 차지하지만, 그래도 별의 진화 과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우주 초기에 형성되어 금속 함량이 적은 별들을 항성종족 2(Population II) 항성이라고 하고, 그보다 젊어서 금속 함량이 많은 별들을 항성종족 1(Population I) 항성이라고 한다. 이에 관한 자세한 정보는 항성종족 문서를 참조할 것.
특징
물리적 특징
전형적인 행성상성운의 크기는 약 1 광년 정도이며, 극도로 희박한 기체로 이루어져 있다. 행성상성운의 개수밀도는 1 cm3 당 100 ~ 10,000 이다. (비교 차원에서, 지구 대기의 개수밀도는 1 cm3 당 2.5×1019이다) 젊은 행성상성운일수록 밀도가 높으며, 개중에는 개수밀도가 1 입방센티미터당 106 정도 되는 것도 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운은 팽창하고 이에 따라 밀도는 떨어진다. 행성상성운의 질량은 0.1 ~ 1 M⊙이다.
중심별에서 나오는 복사선으로 인해 행성상성운의 온도는 약 10,000 K까지 가열된다. 중심에 가까운 기체가 주변부 기체보다 온도가 더 높으며, 중심 근처는 16,000 ~ 25,000 K에 달하기도 한다. 중심별 바로 근처의 용적은 매우 뜨거운 상태(코로나)이며, 온도가 1,000,000 K 정도이다. 이 뜨거운 기체는 중심별의 표면에서 빠른 항성풍의 형태로 발생한 것이다.
성운은 물질속박(matter bounded) 또는 복사속박(radiation bounded)되어 있다. 물질속박이란, 성운에 물질이 충분하지 않아 중심별에서 나오는 자외선을 모두 흡수할 수 없는 상태이며, 사람의 눈에 보이는 성운은 완전히 전리된 상태이다. 복사속박이란 중심별에서 나오는 자외선이 충분하지 못해서 주위 기체가 모두 전리되지 못하고, 별주위 외피의 바깥쪽은 중성 원자 상태로 존재하는 것을 말한다.
수와 분포
지금까지 우리 은하 안에 존재하는 행성상성운이 약 3000개 가량 발견되었다. 우리 은하의 별의 개수는 약 2천억 개이다. 별의 전체 수명에서 행성상성운이 차지하는 기간이 매우 짧기에 별의 개수에 비해 행성상성운의 개수가 매우 적은 것이다. 행성상성운들은 대개 은하수 원반 근처에서 발견되며, 은하 중심 근처에서 가장 밀집되어 있다.
행성상성운과 성단
지금까지 4개의 구상성단에서 행성상성운이 발견되었다. 해당 성단은 메시에 15, 메시에 22, NGC 6441, 팔로마 6이다. 한편 산개성단에서는 지금까지 확정적으로 행성상성운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행성상성운 NGC 2348과 산개성단 메시에 46, 행성상성운 NGC 2818과 산개성단 NGC 2818 A가 흔히 산개성단에 포함된 행성상성운으로 거론되지만, 사실 이것들은 우연히 시선 방향이 같은 것일 뿐이다.
산개성단은 질량이 작기 때문에 중력적 응집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그 결과 산개성단은 비교적 짧은 시간이 지나면 다 흩어져 버리는 경향이 있으며, 그 시간은 대략 1억 ~ 6억 년이다.
이론적 모형에 따르면 행성상성운은 0.8 ~ 11 M⊙)의 주계열성이 진화해 형성된다고 예측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원형 별의 나이는 2천만 년 이상이다. 그 나이에 해당하는 산개성단이 수백 개 정도 발견되어 있기는 하나, 다양한 이유가 작용하여 산개성단 안에서 행성상성운을 찾는 것에 제약이 따른다. 대표적인 이유로, 상대적으로 무거운 별에서 만들어지는 행성상성운의 수명은 불과 수 천년으로, 우주적 규모에서는 눈 깜짝할 새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