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에서의 허블우주망원경(2)
건조
우주망원경 계획이 착수된 후, 계획에 필요한 업무는 여러 연구소에 분배된다. 마셜우주비행센터 (MSFC)는 망원경의 설계와 개발, 건조를 담당하였고, 고다드우주비행센터는 과학 기구의 전반적인 조작과 임무 수행을 위한 지상 제어 센터 역할을 담당했다. MSFC는 광학 회사 퍼킨엘머 Perkin-Elmer에 우주망원경의 광학망원경조립체 Optical Telescope Assembly (OTA) 및 정밀유도센서의 설계와 건조를 의뢰했다. 록히드는 망원경이 실릴 우주선을 건조하고 집약하는 업무를 의뢰받는다.
광학망원경조립체
허블우주망원경은 광학적으로 가장 큰 전문가용 망원경인 리치-크레티앙식 카세그레인 반사망원경이다. 두 개의 쌍곡면 오목거울을 갖춘 이 방식은 광시야 촬영에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동시에 거울을 제작하고 시험하기 어려운 형태를 가지고 있다는 단점도 있다. 망원경의 최종적인 성능을 결정하는 거울과 광학계는 까다로운 사양으로 설계되었다. 광학망원경은 일반적으로 가시광선 파장의 약 10분의 1의 정확도로 다듬어지는데, 이 우주망원경은 가시광선과 자외선(더 짧은 파장) 관측에 이용될 예정이었고, 우주 환경에서의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회절 한계까지 고안해야 되었다. 따라서 허블의 거울은 10 나노미터 또는 적색 파장의 약 1/65의 정확도로 연마할 필요가 있었다. OTA는 적외선 같은 긴 파장에 대해서 최적의 탐지 성능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되었다. 예를 들자면 거울은 열발생기를 통해 상온(약 15 ℃)을 유지하기 때문에 허블을 적외선 망원경으로 취급할 때 제약이 된다.
퍼킨엘머 Perkin-Elmer는 요구된 사양으로 거울을 다듬을 때 주문제작한 최신 컴퓨터 제어 방식의 연마기계를 사용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PE의 첨단 기술이 난항을 겪으면서 NASA는 PE로 하여금 코닥 Kodak에게 하도급을 주어 전통적인 거울연마 기법으로 예비 거울을 제작하도록 시킬 것을 요구했다. (코닥과 아이텍 Itek은 본 거울 연마 작업의 도급 입찰을 경쟁하기도 했다. 이들의 도급은 두 회사에게 이런 문제를 야기하는 연마오차를 거의 정확하게 위해 서로의 작업을 이중 검증하도록 부추겼다.) 코닥의 거울은 현재 미국립항공우주박물관에 상시로 전시되어 있다. 상기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작된 아이텍의 거울은 현재 맥달리나 리지 천문대의 2.4 m 망원경에 장착되어 있다.
퍼킨엘머의 작업은 1979년에 코닝이 초저팽창유리가 들어갈 블랭크를 만들기 시작하면서 착수되었다. 거울의 하중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거울 상하부에 판이 설치되었는데, 각각 25 mm 두께의 벌집형 격자 구조로 되어 거울을 포갠다. 퍼킨엘머는 각자 크기가 다른 힘이 가해지는 130 개의 막대로 거울을 뒤에서 지지할 때 발생하는 미세중력을 모의실험 하였다. 거울이 최종적으로 배치될 때 거울의 형태를 정확하게 교정하여 요구사양에 맞추기 위함이었다. 거울의 연마는 1981년 5월까지 계속되었다. 당시 NASA에서 작성된 보고서들은 퍼킨엘머의 운영 구조와 연마가 예상 일정을 넘어서 예산을 초과하기 시작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NASA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 예비 거울 작업을 중단하고 망원경의 발사일을 1984년 10월로 미룬다. 거울은 1981년 말에 완성되었으며, 2,400 미국 갤런의 뜨거운 중성수를 이용해 세척된 뒤 65 nm 두께의 알루미늄 반사 코팅과 25 nm 두께의 불화마그네슘 보호 코팅이 입혀진다.
OTA의 다른 부분의 예산과 소요시간이 급격하게 늘어나자, 프로젝트에서 퍼킨엘머의 자질에 관한 의심이 계속해서 제기되었다. 이 "정해지지 않은 채 바뀌는 나날" unsettled and changing daily으로 표현되는 일정 때문에 NASA는 망원경의 발사일을 1985년 4월로 연기한다. 퍼킨엘머의 일정은 분기 당 대략 한 달의 비율로 연장되고 있었는데, 이것은 작업일 하루에 발사일이 하루 지연되는 것을 의미했다. NASA는 1986년 3월, 나중에는 9월까지 발사일을 연기하도록 압력을 받았다. 당시 계획의 총지출은 11억 7,500만 미국달러까지 늘어났다.
우주선 시스템
망원경과 기구가 실릴 우주선체는 두 차례의 기술적 난항을 겪었다. 우주선은 지구를 공전하면서 낮과 밤이 자주 바뀌기 때문에 직사광선과 지구 암영에 의한 큰 온도 변화를 견뎌낼 수 있으면서 망원경이 극도로 정밀한 지향이 가능할 정도로 안정적이어야 했다. 망원경의 내부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서 망원경과 기구가 자리잡는 가벼운 알루미늄 껍질을 다층 절연막이 둘러 에워싸고 있다. 껍질 내부에는 흑연-에폭시 골재가 있어 망원경의 작동 부품들이 정확히 정렬할 수 있도록 만든다. 흡습성인 흑연 성분 때문에 후일 망원경이 록히드의 청정실 clean room에서 우주의 진공으로 운반되는 동안 트러스에 수증기가 흡수되어 망원경의 기구가 얼음으로 뒤덮힐 위험도 있었다.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우주로 망원경을 발사하기 전에 질소가스 퍼지 작업이 먼저 이루어졌다.
망원경과 기구가 실릴 우주선의 건조는 OTA의 건조에 비해서는 어느정도 원활하게 이루어졌지만, 록히드 역시 지출 문제와 일정 연기를 겪었다. 1985년 여름까지 우주선의 건조 비용은 예상 비용의 30%를 초과하였으며 일정은 기존일에서 3개월 뒤로 연기했다. MSFC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록히드가 자주적으로 건조를 하기보다 NASA의 지시에만 따르려 한다고 했다.
컴퓨터 시스템 및 데이터 처리
초기에 HST에 탑재된 두 대의 주요 컴퓨터로 세 대의 가외적(리던던트) CPU를 포함하고 있는 락웰 오토네틱스 회사의 1.25 MHz DF-224 시스템과 웨스팅하우스와 GSFC에서 개발한, 다이오드-트랜지스터 논리 (DTL)를 사용하는 두 대의 리던던트 NSSC-1 (NASA Standard Spacecraft Computer, Model 1) 시스템이 있다. 1993년 첫번째 정비 임무가 진행될 때 DF-224의 보조프로세서로 인텔기반 80386 프로세서와 80387 수치 보조프로세서의 리던던트 스트링 두 개가 포함된 보조프로세서가 추가되었다.[38] DF-224와 시스템의 386 보조프로세서는 1999년 Servicing Mission 3A에서 25 MHz 인텔기반 80486 프로세서 시스템으로 교체된다.
과학 기구와 부품들 일부에도 자체에 마이크로프로세서 기반의 컨트롤 시스템이 내재되어 있다. MAT(Multiple Access Transponder)를 이루는 MAT-1과 MAT-2는 휴스 에어크래프트 CDP1802CD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한다.[40] 광시야 및 행성용 카메라 (WFPC) 역시 RCA 1802(또는 아마도 구형의 1801) 마이크로프로세서를 사용했다.[41] WFPC-1은 1993년 Servicing Mission 1에서 WFPC-2로 대체되며, 2009년 Servicing Mission 4에서 광시야카메라 3(WFC3)로 교체되었다.